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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창고55

온 더 무브: 글쓰기를 사랑한 사람의 이야기 나는 올리버 색스 박사님을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로 알게 되었다. 그 책은 대학 시절 "이상행동의 심리"가 최애 교양 과목이었던 나의 취향을 저격했고, 지금까지 가장 재밌게 읽었던 책 중 하나로 꼽고 있다. (현재까지 테드 창의 "네 인생의 이야기"와 투 탑이다. 이상행동 심리와 뇌 질환과 관련해서 읽었던 책은 또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 과학자입니다",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괜찮은데 그들은 내가 아프다고 한다"가 있다.) "온 더 무브"는 올리버 색스 박사의 자서전이다. 그는 평생을 다양한 취미에 열정을 쏟으며 살았다. 오토바이, 사랑, 보디빌딩, 수영, 과학, 생물학, 화학, 뇌과학 모두에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그의 인생을 관통하는 한 가지 취미를 말하자면, 바로 "글.. 2022. 5. 24.
나의 2022년 상반기 운동 일기 (필라테스, 축구 일기) 22.01.05 수요일 어제 필라테스를 했는데 네 명 중에 내가 제일 잘해서 기분이 좋았다. 필라테스가 상대방과 경쟁하는 스포츠는 아니지만 그래도 남이 안 되는 동작을 할 수 있을 때 기분은 좋다. 그리고 전에 힘이 안 들어가서 못 했던 자세에 힘이 잡힌다는 사실만으로 내가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뿌듯하다. 못하는 시기를 견뎌내면 못하던 시절보다 발전한 내가 있으니까, 오히려 초반에 못해야 발전 가능성에 더 많은 공간을 내어준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지 않나 싶다. 초보에서 중수로 가는 건 꾸준히 하기만 한다면 가능하니까 못한다는 사실만 감수하고 가면 된다. 몸을 강화하는 건 뚜렷한 결과를 가져오지만 과정은 고통스럽다. 그러니까 강화는 원래 다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22.01.08.. 2022. 5. 7.
축구하는 일기 2 22.04.23 올해 1월부터 축구를 시작했으니 이제 거의 4개월이 되었다. 축구를 한 후 달라진 점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1. 동네 친구들이 생겼다! 회사나 학교에서는 만나기 힘들었던, 나와는 다른 길을 걷는 사람들을 또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나이대도 다양하고, 하는 일도 다양하다. 예체능계 종사자, 전문직, 프리랜서, 학생, 사무직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사람들이 공을 차겠다는 목표 하나로 모이다니! 그리고 재미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나만의 세상에 갇혀있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내가 보았던 세상만이 전부라고 생각하기보단 시야를 넓혀서 다른 삶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축구로 모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그런 깨달음을 얻기 좋다. 2... 2022. 4. 23.
파친코 책 후기: 살아남는 조선 여자들의 이야기 파친코 초반 이야기를 유튜브에서 감질 맛나게 보기엔 성이 안 차서 책을 샀다. 책은 이 문장으로 시작한다.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 없다." 나는 여기에 한 문장을 덧붙이고 싶다. "우리는 살아남을 거니까." 영상이나 책을 아직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가 다분한 글이므로,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길..😊 1. 선자는 고한수를 사랑했을까? 선자는 할머니가 되어서도 고한수와 사랑했던 시절을 떠올린다. 짧았지만 정열적인 사랑이었다. 시간이 흘러 고한수는 늙고 병들어 죽어간다. 그러나 선자의 꿈에서 한수는 선자가 사랑했던, 젊고 에너지 넘쳤던 모습으로 찾아온다. 한수가 유부남임을 알게 된 후 선자는 한수를 꾸준히 미워했다. 그가 자신의 아들보다 오래 살아있는 것이 불공평하다고까지 말한다. 그러나 .. 2022. 4. 13.
코로나19 확진 일기 + 심박수 데이터 😷코로나19 확진 일기 part.1 😷 3/1 화: 친구를 만남. 3/2 수: 오전에 친구 컨디션이 급 다운되어 자가 진단하니 양성이 나옴. 나도 아침에 자가 진단했으나 음성으로 나옴. 집에서 자가 격리 시작. 3/3 목: 자가 진단했으나 음성으로 나옴. 컨디션 정상. 3/4 금: 자가 진단했으나 음성으로 나옴. 컨디션 정상. 이때까지 나는 안 걸렸다고 생각했음. 3/5 토: 자가 진단했으나 음성으로 나옴. 토요일 늦은 밤부터 컨디션 난조. 얼굴이 화끈거리고 체온이 추웠다 더웠다를 반복함. 머리가 지끈거리고 정신이 둥둥 떠다니는 기분. 속도 울렁거렸음. ❤️여기서 잠깐! 코로나19 증상이 발현된 날의 애플 워치 심박수 데이터를 보자!❤️ 이 글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나의 평소 휴식기 심박수는 평균 70.. 2022. 3. 9.
에리히 프롬이 말하는 창의성의 조건 세 가지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의 을 읽었다. (김영사에서 펴낸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의 4번째 장이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는 등 내 손으로 무언가를 창조하는 일을 좋아했다. 현재 직업으로 삼은 일도 새로운 프로덕트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많다. 에리히 프롬은 창의성의 전제 조건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감탄하기, 갈등을 받아들이기, 매일 새롭게 태어나기. 1. 감탄하기 "이런 창의적 자세의 전제 조건은 무엇일까? 첫 번째 조건은 감탄하는 능력이다. 아이들에겐 이런 능력이 있다. 아이들은 새로운 세상에서 갈 길을 찾고 항상 새로운 사물을 붙잡아 알아가려는 노력을 다한다. (...) 하지만 감탄하는 능력이야말로 예.. 2022. 3. 9.
내 이야기를 해야 잘 살 수 있다 김윤아는 음악을 해야 살 수 있었다. 김윤아는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어릴 적 과도하게 엄격한 집에서 컸다고 말한다. 아버지는 가정 폭력을 저질렀다. 김윤아가 가수가 된 후 아버지를 향한 분노를 주제로 만든 노래가 있을 정도이다.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 집에서는 자기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인간은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없으면 죽는다. 감옥에 갇혀도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일기를 쓰고, 노래를 부르고, 편지를 써야 살 수 있다. 인간에게는 자기 마음속을 터놓을 수 있는 "자기표현의 수단"이 필요하다. 김윤아는 음악 덕분에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이오덕의 글쓰기"도 똑같은 말을 전한다. 아이들이 글쓰기 수업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쓰지 않고, 선생님들이 기꺼워할 가짜 글만 쓴다면 .. 2022. 2. 14.
필라테스로 지옥 훈련한 후기 필라테스를 한 지 8개월이 되었다. 필라테스 수업은 일주일에 2-3번 각 50분씩 듣는다. 연휴가 끝나고 지옥 필라테스로 지옥 훈련을 했다. 목요일은 지금까지 들었던 모든 필라테스 수업 중에 가장 힘들었다. 오늘 (토요일) 수업은 목요일 수업의 약 80% 수준으로 힘들었다. 목요일엔 위에 그린 저 자세를 맨몸 운동으로 했다. 자세를 유지하는 것만 해도 힘든데, 유지한 후에 다리를 10번 들어 올리거나, 내린 후에 왼쪽과 오른쪽으로 반복해서 이동시켰다. 보통 난이도가 높은 동작을 한 후에는 쉬는 시간을 주는데, 지옥 훈련을 할 땐 쉬는 시간이 없었다. 아마도 쉬지 않고 운동을 지속해야 효과가 더 좋은 모양이다. 어찌나 고통스러웠는지 '선생님이 나를 미워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까지 생겼다. 너무 아프면.. 2022. 2. 5.
가족이라는 감옥을 탈출한 여자들 (언오소독스, 완벽한 아이 후기) 모드와 데버라, 가족이라는 감옥을 탈출하다. 지난주에 "완벽한 아이"를 읽었다. "완벽한 아이"의 화자인 모드 쥘리앵과 "언오소독스: 밖으로 나온 아이"의 데버라 펠드먼이 겹쳐졌다. 태어나자마자 모드는 아버지에 의해, 데버라는 유대인 공동체에 의해 억압당한다. 두 사람은 모두 여성이며, 성인이 되었을 때 감옥과 다름없는 가족을 탈출한다. 억압적인 사회는 규율에 집착하고 개인의 생각을 제한한다. 자유로운 생각은 위험하다. 공동체의 기반이 되는 규율에 의문을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그마한 의심이 커지면 커질수록 "지키기도 힘든 이 모든 규율이 누구를 위한 것이며, 왜 지켜야만 하는 것인지"라는 생각이 공동체를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자신이 태어난 세상을 지배하는 개념을 뿌리치기란 불가능.. 2022.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