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를 한 지 8개월이 되었다. 필라테스 수업은 일주일에 2-3번 각 50분씩 듣는다. 연휴가 끝나고 지옥 필라테스로 지옥 훈련을 했다. 목요일은 지금까지 들었던 모든 필라테스 수업 중에 가장 힘들었다. 오늘 (토요일) 수업은 목요일 수업의 약 80% 수준으로 힘들었다.
목요일엔 위에 그린 저 자세를 맨몸 운동으로 했다.
자세를 유지하는 것만 해도 힘든데, 유지한 후에 다리를 10번 들어 올리거나, 내린 후에 왼쪽과 오른쪽으로 반복해서 이동시켰다. 보통 난이도가 높은 동작을 한 후에는 쉬는 시간을 주는데, 지옥 훈련을 할 땐 쉬는 시간이 없었다. 아마도 쉬지 않고 운동을 지속해야 효과가 더 좋은 모양이다. 어찌나 고통스러웠는지 '선생님이 나를 미워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까지 생겼다. 너무 아프면 이성이 마비되는 듯하다.
훈련 중엔 '더럽게 아프다... 포기하고 싶다..!'라는 생각과 '아니야 조금만 더 참자'라는 생각이 서로 싸웠다. 결국 모든 횟수를 포기하지 않고 해냈으나 힘들수록 자세가 무너졌다. 어쨌든 덕분에 양쪽 엉덩이와 뒷벅지 상단에 알이 단단히 배겼다.
오늘은 그나마 기구 위에 올라가서 바를 잡고 동작을 해서 참을만했다. (그래도 힘들었다.) 잡고 있는 바에 체중을 최소한으로 싣고 들어 올린 다리의 골반이 뒤집히지 않도록 한다. 그러면 지지하는 다리의 엉덩이에 힘이 뽝 들어간다.
나는 오른발잡이라 오른쪽 다리가 더 세다. 그래서 왼쪽 다리 차례엔 1.5배 정도 더 힘들다. 축구를 할 때 대부분의 공을 오른발로 차기 때문에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 필라테스의 장점은 몸의 균형을 맞춰서 훈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른쪽과 왼쪽을 같은 강도로 훈련하니까 한쪽만 발달하지 않는다.
최근 들어 느꼈던 고통 중 가장 큰 고통을 겪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신/마음의 고통보다 육체의 고통이 더 크지 않을까. 물론 내가 극한의 정신적 고통을 느껴보지 않아 모르고 하는 소리일 수 있다. 그렇지만, 마음이 힘들 때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근심 걱정이 모두 사라지는 건 사실이다. 지금 내 몸에 닥친 고통이 너무 커서 육체적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 1차 목표가 되기 때문이다. 본능적으로 말이다.
강도가 약한 유산소 운동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걸으면서 원래 하던 부정적인 생각들을 다시 머릿속에 떠올리기 때문이다. 내가 원래 하던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힘든 운동을 하면 마음의 고통을 잊는다. 게다가 운동을 하고 나면 기분 좋은 호르몬이 나오고, 씻고 나서 잠자리에 들면 잠도 잘 온다. 그러니까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마음이 힘들 땐 몸의 고통을 느끼자. 근심 걱정이 다시 튀어나오지 않을 정도로 덮어쓰기를 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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