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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창고/☁️ 갓생 일기

나의 2022년 상반기 운동 일기 (필라테스, 축구 일기)

by 림뽀 2022.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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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5 수요일

어제 필라테스를 했는데 네 명 중에 내가 제일 잘해서 기분이 좋았다. 필라테스가 상대방과 경쟁하는 스포츠는 아니지만 그래도 남이 안 되는 동작을 할 수 있을 때 기분은 좋다. 그리고 전에 힘이 안 들어가서 못 했던 자세에 힘이 잡힌다는 사실만으로 내가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뿌듯하다.

 

못하는 시기를 견뎌내면 못하던 시절보다 발전한 내가 있으니까, 오히려 초반에 못해야 발전 가능성에 더 많은 공간을 내어준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지 않나 싶다. 초보에서 중수로 가는 건 꾸준히 하기만 한다면 가능하니까 못한다는 사실만 감수하고 가면 된다.

 

몸을 강화하는 건 뚜렷한 결과를 가져오지만 과정은 고통스럽다. 그러니까 강화는 원래 다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22.01.08 토요일

운동을 하기 전까진 일을 오래 하기 위해 체력이 필요하단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는데, 하면서 몸이 바뀌니까 알겠다. 하다가 한 2주 정도 쉬면 더 직접적으로 느끼겠지? 솔직히 운동 중에 너무 힘들고 근력이 부족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막상 하고 나면 뿌듯하다.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단 두 가지뿐이란다. 일조량과 신체 활동. 그런데 맞는 것 같다. 거기에 시간 여유까지 있다면 행복한 고양이처럼 살 수 있겠지? 난 운동을 하고 난 후 하기 전보다 행복에 50% 정도 더 가까워진 것 같다. 그러니까 평생 운동할 생각으로 꾸준히 잘해보자.

 

 

22.01.28 금요일

일기 앞부분을 좀 훑어봤는데 운동을 한 날에는 운동 얘기를 꼭 쓰는 게 웃기다. 일기에도 생색을 내는 것 같다. 내가 나 자신에게도 그 노고를 알아달라고 한다니. 깨닫지 못했는데 이렇게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라보니 웃기다.

 

그래 연주야 필라테스 하고 축구하느라 고생이 많다! 이렇게 운동을 꾸준히 한 적이 없었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성숙해진 것 같다. 생활 체육인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네 모습이 대견하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내면의 인간과 외면의 육체까지 챙기는 인간이 되길 바라.

 

 

22.02.10 목요일

오늘은 오후 8:30에 필라테스가 있다. 지금은 골 때리는 그녀들을 보면서 일기를 쓰는 중이다. 여자들이 얼마나 축구를 열심히 하는지. 어릴 때부터 축구를 해왔다면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동호회를 꾸려서 게임을 해왔을까? 지역 공동체의 중심이 될 수 있었을 텐데.

 

골 넣는 순간의 희열은 말로 다 하기 어렵다. 사람들이 괜히 스포츠에 미치는 것이 아니다. 각본이 없어서, 결과를 예상할 수 없어서 더 큰 스릴을 느낀다. 

 

 

22.02.19 토요일

어쩌면 모든 답은 '존버'에 있는지도 모른다. 필라테스도 1년 넘게 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룹 필테를 하다 보면 보이는 얼굴이 계속 바뀐다. 꾸준히 일 년 이상, 10년 이상 하면 답이 보일 것이다. 10년 이상 하면 뭐든 간에 준전문가가 될 테니까.

 

내가 코딩 공부를 늦게 시작했다고 아.. 이게 무슨 도움이 되겠나 할 게 아니라, 작더라도 조금씩 공부해나가면 된다. 내가 못하는 상황을 참을 수만 있으면 된다. 축구도 그렇고 필테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글쓰기도, 코딩도 그렇다. 모든 학습의 본질은 같은지도. 존버가 답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약간 편해진다. 요새 들어서 '꾸준함'을 잘 실천하는 것 같아서. 정말 못해도 그런 내 모습까지 포용할 수 있는 내가 되고 있는 게 좋다. 

 

 

22.03.30 수요일

과거의 여자들은 가정과 살림 외의 무언가로 엮일 수 있었던가. 내가 손쉽게 얻은 이 커뮤니티조차 누군가는 생각할 수 없었던 특별한 기회라고 생각하면 참 감사한 일이다.

 

 

22.05.01 일요일

어제는 축구 대회가 있었다. 축구 경기 4개 중에 3개를 심각하게 졌고, 나머지 한 경기는 무승부였지만 재미있었다. 이렇게나 잘하는 사람들이 있단 사실을 알게 된 것도 고무적이다. 다들 어디에서 그렇게 축구를 열심히 하고 있었는지! 우리도 몇 년 열심히 하면 그렇게 될 수 있겠지. 이렇게 경기에 여러 번 참가해봐야 빨리 늘겠다는 생각도 했다. 정말 열심히, 부지런히 몸을 놀려서 체력도 늘리고 발에도 감각을 익혀야겠다. 

 

 

22.05.06 금요일

수요일에 했던 골 때리는 그녀들 방송을 보고 또 잔뜩 자극을 받아서 리프팅 연습을 빨리 하고 싶어졌다. 새로운 출연진이 이강인이라는 프로 축구 선수의 친누나인데 그 사람도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배웠는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축구를 월등히 잘해서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연습을 더욱 많이 하고 싶어졌달까. 

 

오늘 11시에 한 필라테스도 엄청났다. 오랜만에 들은 수업인데 상체와 코어 중심의 훈련이라 죽을 뻔했다. 특히 나는 좌측 근육이 전반적으로 더 약해서 좌측 근육 훈련을 할 때 너무 힘들다. 땀도 엄청 많이 났고 눈을 질끈 감고 있는 힘껏 해도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동작도 있었다. 이렇게 힘든 운동을 할 때마다 운동 선생님이나 운동을 업으로 삼았던 사람들이 다들 대단하다고 느낀다. 필라테스 선생님도 평생 운동을 했을 테지만 운동을 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대단하다. 

 

나의 2022년 상반기 운동 일기 (필라테스, 축구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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