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13일부터 필라테스를 시작했으니까, 이제 필라테스를 한 지도 만 1년이 넘었다. 첫 1개월은 1:1 수업으로 시작했고, 나머지 11개월은 4:1 수업을 들었다. 그동안 주 2~3회 걷기/조깅과 풋살을 병행했고, 몸이 바뀌었다.
몸무게는 약 3kg 빠졌다. 필테 전 최대 몸무게와 차이는 아마 4~5kg일 것 같다. 근육이 커지는 운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몸무게가 유지되지 않았다. 필라테스를 하기 전에는 필라테스가 근력 운동은 별로 안 시켜서 스트레칭 위주로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나의 오산이었다. 근육이 커지는 운동 (높은 무게를 적은 횟수로 순발력 있게 들어 올리는 등의 운동)을 하지 않을 뿐이지 근육을 끈질기게 잡아당기고 내 몸무게를 천천히 들어 올리는 맨몸 운동을 많이 한다. 이 세상에 제일 무거운 게 내 몸무게라고, 내 몸 하나 들어 올리는 것조차 몹시 힘들다.
가장 큰 효과를 보인 신체 부위는 엉덩이와 허벅지이다. 나의 체형은 허리가 얇고 긴 대신, 엉덩이와 허벅지가 발달했고 다리가 짧다. 이런 체형을 웨이브 체형이라고 한다. 운동을 하지 않고 오랜 시간 앉아있다 보면 배보다는 엉덩이와 허벅지에 살이 찐다. 타고나길 상체가 빈약해서 상체엔 살이 잘 붙지 않는다. (물론 근육도..ㅜㅜ) 이미 엉덩이에 살이 많이 붙어있다 보니 가장 드라마틱한 효과를 본 곳도 엉덩이와 허벅지였다. 그리고 풋살 덕분에 하체 근육은 무럭무럭 커지고 있다.
엉덩이만큼은 아니지만 배 쪽 코어와 팔 힘도 좋아졌다. 처음 필라테스로 근력 운동을 하면 가장 힘든 운동이 코어 운동이었다. 배를 말고 뒤로 몸을 조금만 젖히기만 해도 왜 이렇게 몸이 덜덜 떨리는지. 게다가 배 근육이 없으니까 허리에다 힘을 줘서 항상 허리가 아팠다. 그런데 이젠 허리가 아프지 않다! 이것만 해도 정말 큰 변화이다.
악력은 거의 0에 수렴할 정도로 약했는데, 스프링을 잡아당기는 훈련을 하니까 아직 약하지만 팔과 손에도 힘이 생겼다. 거울을 봤을 땐, 어깨 근육이 생긴 게 생기하다. @helliny_you 님이 만드신 "여자 운동별 신체 특징" 이미지를 보면, 필라테스에는 직각 어깨가 있다. 저 정도로 어깨가 직각은 아니지만, 어깨뼈 위로 근육이 봉긋하게 올라앉았다.
아직 많이 부족한 근육은 가슴 근육과 팔, 그리고 등 근육이다. 특히 가슴 근육은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아직도 팔 굽혀 펴기를 잘 못한다. 팔 굽혀펴기 하는 여자들 진짜 리스펙.. 팔과 등도 예전보단 좋아졌지만 하체에 비해 발달 속도가 느리다. PT를 병행해서 집중 훈련을 해야 조금 더 빨리 좋아질 것 같다.
여기까지가 필라테스를 1년 간 한 후기이다. 앞으로도 적어도 4-5개월은 더 다닐 예정이다. PT를 병행하며 할 계획도 있다. 그럼, 최근 필테 일기 3개와 함께 이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1년간 고생했다! 앞으로도 내 몸과 사이좋게 잘 지내보자! :)
22.06.16 목요일
필라테스를 하고 바로 스타벅스에 와서 일기를 쓴다. 오늘은 필라테스를 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필테를 습관으로 들여서 참 좋다고. 삶의 질이 10% 정도는 더 좋아진 것 같다. 막상 훈련을 받을 땐 너무 힘들지만. 몸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아졌다. 기본 근력이 붙으니까 일상을 사는 데도 힘이 덜 든다. 계단 오르는 게 옛날엔 지옥이었는데 지금은 깡충깡충 올라갈 수도 있다. 이제 필테 결제할 때가 왔다. 대충 한 달에 16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를 투자한다. 싸진 않지만 혼자 운동하면 별로 의지가 잘 안 생긴다. 4~5개월 또 열심히 다녀보자.
22.07.02 토요일
오늘 필테는 꽤 유익했다. 오늘의 선생님은 경력이 꽤 되어 보이는 분이었고, 자세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코치해주셔서 좋다. 전에도 두세 번 뵈었는데 그때마다 수업이 좋았다. 그리고 수업이 끝나고 나선 개인 피드백도 주셨다. 나는 배꼽 주변의 근육이 뻣뻣하고, 골반 전반 경사가 있다고 말해주셨다. 그래서 내가 매번 롤링을 잘 못하고,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가는 것이었다! 배꼽 위 근육과 골반 근육이 서로 붙을 수 있게 하는 훈련을 많이 하라고 조언도 해주고, 수업 후에 직접 자세도 잡아주셔서 너무 좋았다.
이렇게 몸을 섬세하게 인식하고 근육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나 자신에 대한 이해가 늘어간다. 나는 그냥 허리가 아픈 게 아니라 배꼽 주변 근육이 뻣뻣한 것이었다. 내가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다 1994년에 태어나 내 몸에 대한 1:1 코칭을 전문가에게 받을 수 있다니! 그나마 젊은 나이에 몸이 굳기 전에 내 몸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받을 수 있는 건 큰 축복이다. 그럴 여유가 있는 것도 축복이고. (...) 나는 신체 노동은커녕 미래의 건강을 위해 필라테스까지 꾸준히 할 수 있으니 시대적 운을 타고났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22.08.06 토요일
어제와 오늘 휴가로 인해 오랜만에 필라테스를 힘들게 했더니 죽을 맛이었다. 특히 하체 강도가 높아서, 엉덩이에 정확하게 알이 배겼다. 이젠 엉덩이도 어디 근육이 배겼는지 구분할 수 있다. 엉덩이엔 근육이 많다. 크기도 크고. 허벅지를 포함하면 내 몸에 있는 근육 중 가장 커서, 하체 운동을 하면 금방 땀이 나고 잘못하면 온몸의 피가 하체에 쏠려서 뇌에 피 공급이 줄어든다. 그럼 현기증이 난다. 하체 운동하다 토한다는 게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내가 왜 이리 힘든가를 보려고 최근 필테 갔던 횟수를 확인했다.
7월 3주까지는 정상적으로 주 2회씩 가다가, 7/20 --> 7/30 사이에 10일 텀이 있었고, 7/30 --> 8/5 사이에 6일 텀이 있었다. 게다가 7/30 수업은 힘들지 않았으니 2주보다 더 지나서 힘든 수업을 듣고 엉덩이 근육을 조진 것이다. 엉덩이 근육은 평소에 신경을 안 쓰면 퇴화하나 보다. 걷거나 뛸 때 엉덩이와 허벅지를 쓰겠지만 내가 제대로 엉덩이 쓰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 그래서 결국엔 선생님의 지도와 기구의 도움을 받아야 제대로 타겟팅해서 힘을 줄 수 있다.
등이나 어깨 말림도 그렇다. 평소에 힘을 넣는 부위가 아니어서 운동으로 억지로 계속 펴주지 않으면 자꾸 안으로 쏠린다. 그런 차원에서 필테에 웨이트까지 같이 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PT도 찾아봐야겠다. 유연성과 기초 근력은 어느 정도 잡아놨으니까 근육 크기도 조금씩 키우고 (아마 거의 안 커지겠지만) 더 세고 질기게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여자 풋살 클럽 찾아볼 때처럼, 운이 좋게도 최근에 집 앞에 여성 전용 PT샵이 생겼다! 바로 다음 주 월요일에 상담 예약을 잡아놨다. 선생님이 착했으면 좋겠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도 복이다. 새로운 도전이 두려운 이유는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지 몰라서이다. 그렇지만 뭐든지 해봐야 알고, 만나봐야 아는 거니까. 좋고 나쁨의 기준도 경험을 통해 만들 수 있다.
💜 지금까지의 필라테스 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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