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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창고/☁️ 갓생 일기

내가 유튜브를 삭제한 이유

by 림뽀 2022.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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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중력에 방해가 되는 1위는 단연 유튜브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3개월 전 유튜브 앱을 스마트폰에서 삭제했다. 그리고 2주 전에는 아이패드에서도 유튜브 앱을 삭제했다. 유튜브는 노트북에서만 볼 수 있다. 노트북에서 유튜브를 보는 건 꽤 불편하다.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크롬을 열고, 웹 URL을 입력한 후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누워서 노트북으로 영상을 이리저리 조작하는 것도 불편하다. 이제 밤늦게까지 유튜브에 빠져 새벽 2시, 3시에 자는 일은 거의 없다.

 

처음 유튜브를 삭제한 이유는 시간을 생산적으로 보내기 위해서였다. 물론 생산성도 개선됐지만,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생겼다. 물리적인 세상에 있는 나의 진짜 삶에 집중하는 능력이 생겼다.

 

사실 모니터 밖의 내 신체가 존재하는 공간이 진짜 세상이다. 그런데 우리가 온라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니터 안의 세상만큼 밖의 세상이 빠르게 업데이트되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보를 좋아하도록 설계된 우리 인간은 온라인 공간의 유혹에 저항하기 어렵다. 

 

나는 인정한다. 나는 온라인 세상에서 빠르게 쏟아지는 정보에 면역력이 없다. 나는 매일 수차례 업데이트되는 나보다 잘난 사람들의 이야기에 영향을 받지 않을 능력이 없다. 그래서 나는 나의 온라인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특히 그 날 하루 삶이 정신적으로 고단했다면 나는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 진다. 술보다 쉬운 방법이 바로 정보로의 도피이다. 나의 현실과 무관한 정보로 뇌를 절여버린다. 그럼 힘들다는 생각이 묻힌다. 어느 정도의 도피는 현실의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문제는 이 정보들의 중독성이다. 나의 온라인 탐색은 스트레스가 모두 해결되는 지점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아무 생각 없이 질릴 때까지 본다.

 

나에게는 새로운 정보에 대한 면역력이 없다. 나의 자유의지는 정보의 유입을 적절한 지점에서 끊어낼 힘이 부족하다. 그래서 과도한 정보가 제공되는 서비스의 진입이 불편하게 인위적으로 조정했고, 덕분에 물리적인 세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 한정된 자원인 "집중력"을 어디에 쓸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나에게 유튜브 앱이 있었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유튜브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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