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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창고/☀️ 일상의 생각34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싶었다. 내가 나를 알아야 올바른 길을 결정할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일기에는 여러 번 적었는데, 적었던 내용을 블로그에 정리해서 올린 적은 없었다. 지난주에는 연휴가 있어서 혼자 생각할 시간이 있었다. 나의 어린 시절 사진과 일기장을 훑었다. 초등학교 1학년 일기부터 고등학교 3학년 때 플래너까지 모두 읽었다. 어릴 때 내 생각을 보면 내가 기질적으로 어떤 사람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12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나의 생각을 (적어도 일기의 주제를) 관통하는 몇 가지 특성이 있다. 1. 욕심이 많다. - 뭐든 잘하고 싶어한다. 특히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 좋은 일 (공부, 체육 등). - 인정 욕구가 높다. "높은 사람의 인정"의 현신인 "상"을 .. 2023. 6. 3.
문학동네 "단순한 열정" 해설에 반박하기 최근 일주일간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아니 에르노의 책 세 권을 읽었다. 책 분량이 길지 않고 문장의 호흡이 짧아서 대체로 쉽게 읽었다. 내가 읽은 책은 순서대로 "한 여자", "단순한 열정", "사건"이다. 모두 자전적 문학으로 "한 여자"는 어머니의 죽음 후 그분의 삶을 회고하는 내용이고, 단순한 열정은 타국 외교관과의 사랑(불륜) 이야기, "사건"은 20대 초반에 겪은 낙태 이야기이다. 특히 "단순한 열정"은 저자의 불륜 사건을 다룬다는 점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문학동네에서 펴낸 "단순한 열정"의 해설을 들여다보자. 해설자는 부모에 생애를 다룬 전작은 "성장", "정체성 확립"과 같이 긍정인 표현과 연관 짓는 반면, "단순한 열정"은 자아의 상실, 퇴행으로 해석한다. 전작에서 교육을.. 2022. 10. 23.
어린이 셋과 축구한 날의 일기 공놀이는 친구를 만들기에 좋다. 같이 풋살 게임 한 번 하면 카페에서 세 번 만날 때보다 빨리 친해진다. 20대 후반 성인에게도 마음을 열기 좋은 도구이니 아이들은 오죽할까. 지난 9월 30일, 동생을 설득해 광장에 축구 연습을 하러 갔다. 동생은 움직이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옷을 사주겠다고 하니 그제야 응했다. 광장까지 10분 정도 걸어가면 되는데, 그것도 힘들다고 구시렁거렸다. 그래도 한 시간 정도만 참으면 옷을 살 수 있으니까 참은 것 같다. 동생을 꼬셔서 패스 연습도 하고, 슛 연습도 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광장에 세 어린이가 씽씽이를 타며 등장했다. 그들의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었다. 씽씽이를 타는 속도와 소리 때문이었다. 축구공에 집중하느라 보지는 못했지만, 대지를 가르는 바퀴의 소리.. 2022. 10. 3.
내가 책을 읽는 이유 나는 변덕스러운 사람으로, 지금까지 여러 취미를 두었다. 책 읽기, 그림 그리기, 영상 만들기, 글쓰기, 달리기, 풋살, 필라테스가 대표적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가장 오래, 꾸준히 하고 있는 취미는 "책 읽기"이다. 2020년 하반기부터 책을 꾸준히 읽기 시작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1. 재미있어서 나는 거의 대부분 내가 좋아하는 주제를 다루거나 흥미를 끄는 책을 읽는다. 독서 편식을 피하기 위해 가끔 내 관심사에서 벗어난 책도 읽는데, 너무 재미가 없으면 중간에 읽다 말아버린다. 그래도 꾸역꾸역 다 읽는 책은 내용이 잘 안 읽힌다. 글자들 위에 투명한 막이 있어서 내 눈이 막에 막혀 글자를 읽지 못하고 좌우로 움직이기만 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결국 다시 재미있는 책으로 회귀한다. 그.. 2022. 9. 22.
운동하는 여자들의 책 운동하는 여자들의 글을 좋아합니다. 어릴 때 새겨진 "운동은 여자의 것이 아니다"라는 고정관념 때문일까요. 운동하는 남자에 비해 운동하는 여자는 적습니다. 여자들이 (특히 미의 관점에서 벗어나) 운동에 관해 쓴 글이 많지 않기에 더욱 소중합니다. "보통" 여자가 하지 않는 경쟁적이거나 높은 강도의 운동을 하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고정관념을 산산이 부숴버리는 카타르시스도 있고, 저도 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도 주거든요. 운동하는 여자들의 책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을 모아 이 글에 정리했습니다. 하는 운동이 철인 3종부터 검도까지 다양한 만큼 운동에 관한 그들의 생각도 다양합니다. 생김새와 생각 모두 다르지만, 그들은 모두 운동을 참 좋아합니다. 모두 신체가 기력을 다할 때까지 열심히 움직이겠죠. 70살.. 2022. 9. 4.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어제 새벽 2시까지 밀리의 서재에서 모범피님의 를 읽었다. 조금만 읽다 잘 생각이었는데, 웬걸 나와 너무 비슷한 사람이 있는 게 아닌가. 책을 덮을 수 없었다. 언제까지 이따위로 살 텐가? - 교보문고 “공감과 위로를 받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책입니다!” 먼저 읽은 독자들의 요청으로 종이책으로 재탄생 2021년 전자책으로 출간 후 전자책 구독 서비스인 ‘밀리의 서재’에서 베 www.kyobobook.co.kr 일단 하는 일이 비슷하다. 나는 서비스 기획자이고(PM) 모범피 님도 IT 회사에서 서비스 기획자와 UX 디자이너로 일했다. 평생 모범생으로 살아왔지만, 한 편으로는 일반적인 직장인의 굴레를 벗어나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욕망도 비슷했다. 좋아하는 창작물의 형태는 약간 다르다. 나는.. 2022. 8. 22.
PM에게 필요한 창의성에 관한 말 창작자에게는 영감이 필요합니다. 저는 PM도 창작자라고 생각하는데요, 때문에 영감과 창의성에 관심이 많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성에 관한 힌트를 얻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 광고 업계에서 유명한 박웅현 님의 말을 가져왔습니다. 좋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좋은 것을 만듭니다. 게다가 형식과 무관하죠. 영화, 디자인, 드라마, 소설, 광고, 그리고 서비스까지도 좋은 생각을 하는 사람의 손에서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좋은 생각의 원천인 "창의성"은 일상에서 쉽게 감동받는 사람에게 주어집니다. 자두를 보고 감동받는 사람이라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어요. 새로운 것이 더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본성에 거스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에요. 그렇기에 사소함에 경이를 느끼는 사람들이 예술가가 된 거겠죠. 일상에서 감동.. 2022. 6. 26.
일태기와 축태기 오늘의 풋살은 그리 즐겁지가 않았다. 이유를 생각해보면 몇 가지가 있는데, 1.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다. 2. 우리 팀이 큰 차이로 졌다. 3. 풋살 실력이 전에 비해 좋아지기는 커녕, 더 못해진 느낌이 들었다. 4. 부상으로 기존 멤버가 여럿 빠졌다. 지금 이제 풋살을 시작한 지 6개월 차이고, 완전 처음에 비하면 확실히 실력이 좋아졌다. 그런데 오늘 게임 후에는 정체기에 접어든 것 같았다. 패스가 연결되고 골을 넣을 수 있어야 재미있는데, 패스가 툭툭 끊기고 골까지 연결이 안 된다. 게다가 오늘 내가 골키퍼를 할 때 두 골이나 먹혔다. 사기도 떨어지고 할 맛이 안 났다. '사실 지금 못하는 게 당연한 건데'라는 이성적인 생각과 달리 감정은 착 가라앉아버렸다. 나는 이 감정을 일종의 권태기라고 정의.. 2022. 6. 13.
온 더 무브: 글쓰기를 사랑한 사람의 이야기 나는 올리버 색스 박사님을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로 알게 되었다. 그 책은 대학 시절 "이상행동의 심리"가 최애 교양 과목이었던 나의 취향을 저격했고, 지금까지 가장 재밌게 읽었던 책 중 하나로 꼽고 있다. (현재까지 테드 창의 "네 인생의 이야기"와 투 탑이다. 이상행동 심리와 뇌 질환과 관련해서 읽었던 책은 또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 과학자입니다",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괜찮은데 그들은 내가 아프다고 한다"가 있다.) "온 더 무브"는 올리버 색스 박사의 자서전이다. 그는 평생을 다양한 취미에 열정을 쏟으며 살았다. 오토바이, 사랑, 보디빌딩, 수영, 과학, 생물학, 화학, 뇌과학 모두에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그의 인생을 관통하는 한 가지 취미를 말하자면, 바로 "글.. 2022.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