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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미디어 리뷰

[영화] 위대한 개츠비는 왜 버림받았는가

by 림뽀 2020.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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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4 위대한 개츠비 영화 리뷰

그 "위대한" 개츠비는 왜 버림받았는가.

사랑꾼 개츠비를 매몰차게 버리고 남편에게 돌아가는 데이지는 “XX”인가.

 

 

먼저, 영화가 참 예뻤다. 그 당시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연출과 배우들이 돋보였고 캐리 멀리건은 두 말할 나위 없이 정말 예뻤다. 한 마디로 내용을 그렇게 신경 쓰고 보지 않더라도 눈호강을 할 수 있는 영화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개츠비는 왜 버림받았을까?

개츠비는 데이지를 사랑하는 마음에 그녀의 집이 보이는 강 건너의 저택을 사고 파티를 벌였다.

그녀의 남편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1차적으로 개츠비는 너무 위태롭다.

불안정한 직업에 (그 많은 돈이 사기로 벌어들인 돈이니) 방탕한 파티까지. 도대체 그가 하는 일이 무엇이길래 이렇게까지 돈이 많은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차라리 데이지의 남편은 “그냥 집안이 대대로 부자”라는 이해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즉, 개츠비는 안정적으로 관계를 이어나가기 어려운 사람으로 보인다. 데이지는 이런 사람이 자신에게 안정적으로 부유한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했을 것이다.

 

 

 

 

개츠비의 사랑은 소유에 대한 집착이다.

영화에서 개츠비의 사랑은 일정 부분 집착으로 묘사된다. 개츠비에게는 소유에 대한 집착이 있고, 그 일환으로 자신이 일전에 얻지 못한 존재 중 하나인 데이지를 소유하기 원한다. 가난한 농부 출신의 개츠비에게 부유한 배경의 데이지는 반짝거리는 보석과도 같았을 것이다. 데이지와 합법적으로 결혼만 한다면 그의 신분 또한 높아진다고 생각했을 테니까. 데이지가 개츠비의 집에 머물 때 그는 강 건너 등대의 녹색 불빛이 점점 희미해짐을 느낀다. 내가 해석한 녹색 불빛의 의미는 소유 후 희미해지는 열정이다. 주문한 물건을 택배로 받기 전에 느끼던 설렘과 열정은 그 물건을 받고 일주일도 안 돼 사라진다. 데이지를 만나기 전까지는 데이지의 집 쪽의 불빛을 바라보며 매일매일 설레어하지만, 그가 집에 온 이상 더는 불빛을 보며 설렐 이유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등대가 지닌 의미도 점점 퇴색된다.

 

 

개츠비의 집착은 성적 소유욕에 기반한다.

일례로 개츠비는 데이지에게 남편을 사랑한 적이 없다고 말하기를 요구한다. 데이지가 현재 남편을 만난 적이 없는 과거로 돌아가자고 말한다. 하지만 데이지는 현재 남편 또한 사랑했으며 없던 일로 하지 못함을 밝힌다. 개츠비는 이러한 데이지의 대답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개츠비는 데이지가 자신 외의 다른 남자를 만난 적이 없는, 자신만 알던 “순결한 상태”로 돌아가길 원한다. 물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남편을 질투하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남편 앞에서 당신을 사랑한 적이 없다는 발언까지 해야 적성이 풀리는 걸 보면 개츠비도 참 단단히 미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개츠비가 데이지를 정말 사랑했다면 데이지의 인간적인 실수나 욕구를 인정했어야 한다. 그게 가능했다면 둘은 서로의 과거를 딛고 새로운 미래를 함께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자리를 만들어 본인이 원하던 결과가 나오지 않자 분개하던 개츠비 하며 엄청나게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데이지가 등장하던 장면이 둘의 불안정한 관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데이지와 데이지의 남편

 

 

 

데이지에게는 두 가지 선택권이 있었다.

바람둥이 남편에게 머물거나 불 같은 개츠비에게 가거나. 따라서 두 선택을 비교해보고자 한다. 어쨌든 데이지는 남편을 선택했으니 뭔가 남편이 나은 부분이 있었을테니까.

 

먼저, 데이지의 남편은 데이지의 불륜을 인정한다. 물론 데이지가 다른 남자를 사랑한 것에 대해 동요한다. 하지만 데이지에게 개츠비를 사랑한 적이 없다고 말하라 하지 않는다. 이는 데이지를 그렇게까지 사랑하지 않아서, 혹은 데이지의 의견을 그렇게까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데이지에게 다른 먼 곳으로 이사 가자는 구체적인 미래 방향을 제시한다. 이는 개츠비가 내놓은 미래 방향과 상반된다. 데이지가 개츠비에게 멀리 가버리자고 할 때, 개츠비는 자신의 집을 버릴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한다. (이 부분 또한 개츠비의 소유욕을 잘 보여 준다.)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던 데이지에게는 이러한 개츠비의 결정이 불만족스러웠을 것이다.

 

즉, 데이지의 남편은 데이지의 과거 행동을 인정하며 구체적인 미래를 계획한다. 반면 개츠비는 새로운 시작을 위한 미래 계획을 설정하는 것보다 과거에 집착하는 인물이다.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은 발전이 없다. 발전이 없으면 한 곳에 고이고 썩는다. 문제가 있다면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이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무시해버리는 사람보다 낫다.

 

혼돈에 빠진 데이지

 

 

그래서 데이지는 과연 XX인가.

개츠비의 입장에 이입해서 생각해보자면 데이지는 나쁜 사람이다. 하지만 데이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나는 데이지가 본인의 생존 확률을 높이기에 매우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본다. 심지어 개츠비는 분노 조절도 잘 못하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만약 데이지가 개츠비와 함께하기로 했다면 그녀가 계속해서 안정적이고 부유한 삶을 누릴 수 있었을까?

 

그렇다고 데이지가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데이지의 남편은 바람둥이고 데이지는 본인의 범죄를 개츠비에게 덮어 씌운다. 비겁한 행동을 해 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 몰은 것은 매우 나쁘다. 이 리뷰는 데이지를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내용을 말하고자 함이다.

 

“데이지가 내린 결정은 상당히 합리적이다. 그리고 개츠비 같은 남자는 위험하다.”

 

 

E.O.D


위대한 개츠비

감독 바즈 루어만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캐리 멀리건, 조엘 에저튼, 아일라 피셔, 토비 맥과이어

개봉 2013. 0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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