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창고/☀️ 일상의 생각

P들의 결혼 준비

by 림뽀 2024. 3. 25.
반응형

결혼에 관하여 지금까지 했던 일 목록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나와 남자친구는 MBTI 마지막 알파벳이 대문자 P이다. 그런데도 그럭저럭 결혼 준비를 잘 헤쳐가고 있는 것 같아서 그 과정을 기록했다. 모든 일정을 다 미리 짜놓고 움직이기보다는 하나를 처리한 후 다음에는 뭘 해야 하지? 하고 다음 일정을 잡는 식으로 일을 진행했다.

 

이것도 정리해 놓지 않으면 분명히 시간이 흐른 후 다 잊게 될 것이다. Task를 끝낸 후 매번 정리하진 못해도 몇 개월에 한 번씩 생각이 날 때 정리해 놓아야 한다.

 

이 글은 '결혼을 이렇게 준비할 수도 있구나'라는 자료이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나 위안이 되길 바란다.

 

결혼 준비 Timeline

같은 유형의 일정을 같은 색깔로 표시했다.

(파란색=결혼식, 보라색=사진촬영, 노란색=드메, 초록색=집)

 

1. 2023-8-26 식장 예약 (트라디노이, 계약금 200만 원 선결제)

    - 처음에는 트라디노이 담당자분께서 가장 빠른 결혼 가능 일자가 11월에 있다고 했다. 무려 8월에 방문했는데 말이다! (ㄷㄷ)   

    - 그래서 11월로 식을 잡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누가 취소를 하셔서 9월에 날짜가 나왔다고 하셨다.   

    - 너무 갑작스럽게 좋은 날짜가 생겨서 상술인지 아닌지 헷갈렸지만 일단 하겠다고 했다.

 

2. 2023-12-08 스냅사진 예약 (오에브, 총 125만 원, 계약금 55만 원 선결제)

    - 5/8 사진 촬영으로 예약했다.

    - 12월 초에 예약했는데 24년 2분기에도 촬영 가능한 날짜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 유명한 스냅사진 작가님들은 예약이 정말 빠르게 마감된다.

 

3. 2023-12-22 웨딩플래너 계약 (웨딩프렌즈, 드레스+메이크업만, 계약금 20만 원 선결제)

    - 아직까지는 웨딩플래너 도움을 거의 받지 않아서 좋은지 아닌지 모르겠다.

    - 친절하시고 무리하게 비싼 곳을 추천하지 않는 점은 좋다.

    - 근데 본식 드레스를 가볍게 2부 드레스 (빈티지)로 알아보는 지금 웨딩 플래너가 꼭 필요한가 싶다.

 

4. 2024-01-07 상견례 (수원 로움한정식)

    - 무난했다. 수라상 코스를 시켰는데 양이 충분히 많아서 더 비싼 코스를 시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 어차피 다들 긴장해서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른다.

    - 적당히 맛있고 분위기 좋은 곳으로 가면 되는 것 같다.

 

5. 2024-02-23 전셋집 가계약 (계약금 200만 원 선결제)

   - 전셋집 구하는 과정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6. 2024-02-29 남자 맞춤형 정장 계약 (종로 에반테일러, 총 85만 원, 계약금 65만 원 선결제)

   - 아직 정장이 나오지 않아서 어떤지 잘 모르겠다.

   - 저렴한 가격이 메리트이고, 테일러 분께서 친절하셔서 좋았다.

 

7. 2024-03-08 여자 촬영용 드레스 예약 및 구매 (베일즈, 약 30만 원)

   - 가서 입어보고 두 벌을 구했는데, 한 벌은 대여 한 벌은 구매 했다.

   - 대여한 옷: 브레일린 미디 드레스 (19만 원)

   - 구매한 옷: 네티 홀터넥 드레스 (8만 원)

   - 그 외 면사포랑 몇 가지 장신구를 구매했다.

   - 촬영하는 날 꽃이나 소품을 더 준비할 예정이다.

 

8. 2024-04-26 드레스 투어 예정

   - 두 군데를 플래너님이 잡아주셨는데, 본식용 드레스가 다 100만 원이 넘어서 꼭 비싼 걸 해야 하나 싶어 고민 중이다.

   - 어차피 나는 스몰 웨딩을 하니 너무 화려한 드레스를 입을 생각이 없다.

   - 빈티지 드레스 30-50만 원대에 예쁜 것도 많아서 그쪽으로도 알아볼 예정이다.

 

9. 2024-05-08 스냅사진 촬영 예정 (오에브)

 

10. 2024-05-10 입주 예정

 

11. 2024-09-22 결혼식 예정

 

 

보면 대부분의 것들을 빠르게 결정한 편이다. Desk research를 많이 했고, 물리적으로 돌아다니는 것을 최소화했다. 여러 조건들에 대한 비교는 desk research로 끝내고, 직접 방문할 때는 이상한 것은 없는지 정도만 판단했다.

 

식장의 경우 여러 군데 가보지 않고 트라디노이만 가서 계약했다. 다른 스몰웨딩 식장도 가볼까 했는데 귀찮았다. 인터넷으로 찾았을 때 다른 곳에 비해 가격대가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고 공간이 생각한 것만큼 예뻐서 계약하기로 했다.

 

웨딩플래너도 추천받은 분으로 한 번에, 촬영용 드레스나 맞춤 정장도 알아보고 간 곳 한 군데에서 바로 했다. 전셋집도 부동산 투어를 한 당일에 가계약을 걸었다. 이런 식으로 빠르게 결정하는 게 좋은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고민하는 데 내 에너지와 시간을 많이 쏟지 않아서 만족스럽다.

 

부동산 계약 Timeline

남자친구가 몇 개월간 열심히 desk research를 한 집들 중 선별한 몇 군데를 찾았다.

 

오전에 북아현동 이대 근처 아파트를 봤는데 가격대비 퀄리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언덕에 있는 것은 그렇다고 쳐도 우리가 봤던 집이 수리도 안 되어 있고 짐이 너무 많아서 너무 별로였다. '3.5~4억으로는 전세로도 서울에서 이 정도 집 밖에 못 구하는구나..' 하고 절망했다.

 

오후에는 신도림/구로 쪽으로 넘어갔다.

 

가장 먼저 간 곳은 구일역 근처의 아파트 단지였다. 21평, 25평, 30평대 세 곳을 방문했고, 곧 평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구축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갈 때는 직접 수리를 하지 않으니 이미 인테리어나 수리가 되어있는지 여부가 정말 중요했다.

 

21평 아파트는 작년에 올수리가 되었고 위치나 층수상 안양천이 잘 보여서 뷰가 좋았다. 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예쁘게 해 놓고 잘 치워놔서 보자마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집이었다. (이 집 바로 전에 봤던 집이 아현동에 있는 아파트여서 비교적 너무 좋아 보였을 수도 있다. ㅎㅎ) 게다가 평수가 작으니 가격도 저렴했다. 원래 생각했던 예산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나와있었다. (3.2억) 남자친구는 바로 가계약을 걸고 싶어 했으나 내가 한 군데만 더 보고 결정하자고 했다. 우리가 아무리 결정을 빨리 내리는 편이라고 해도 집을 선택하는 것은 큰 일이니 적어도 3개의 옵션은 보고 결정하고 싶었다.

 

그렇게 그다음으로 간 곳은 신도림역 근처 아파트였다.

 

그 집은 25평 정도이고 올수리가 되어 있어서 괜찮았으나 바로 옆에 건물을 올리고 있어서 큰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아직 건물 구조물이 하나도 올라오지 않아서 공사가 꽤 오래 진행될 것 같았다. 안타깝게도 공사장 근처에서 사는 것이 스트레스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이 집은 포기했다.

 

TMI 1 : 코로나 시기에 매일 재택근무를 했는데, 지금 거주하는 아파트가 오래되다 보니 같은 라인의 다른 집들이 줄줄이 인테리어 공사를 했다. 드릴 소리 때문에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너무 화가 나서 다 부수어버리고 싶었다. 물론 신도림 근처 아파트는 같은 라인에서 공사를 하는 건 아니고 옆 건물이긴 했지만 다시는 공사장 근처에는 얼씬도 하고 싶지 않았다.

 

TMI 2 : 전셋집 투어를 하면서 세입자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전에 살았던 사람이 얼마나 잘 치우고 예쁘게 살았는지에 따라 그 집이 조건이 좋아도 안 빠질 수도, 혹은 조건이 안 좋아도 잘 빠질 수도 있다.

 

TMI 3 : 우리가 집을 구할 때 중요하다고 생각한 조건을 순서대로 나열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서울 구축 아파트 기준) 우리가 결국 구한 집은 상권 접근성이 좋지 않은데 그걸 감수하고서라도 들어갈 만큼 다른 조건이 마음에 들었다.  여러 집을 비교하다 보면 어떤 조건이 나에게 중요한지 알게 되는 것 같다.

 

가격 > 교통 > 수리/인테리어 여부 > 주차 여유 > 산책/운동 공간 접근성 > 상권 등 Infra 접근성

 

결국 다시 구일역으로 돌아가 21평 아파트에 가계약을 걸었다.

정리하자면 가계약부터 이후 timeline은 다음과 같다.

 

<부동산 계약 과정>

2024-02-23 부동산 투어, 가계약

2024-03-02 계약 (10% 지급)

2024-03-05 확정일자 부여 완료 (인터넷 법원에서 신청)

- 이 날 인터넷 법원에서 확정일자를 신청했는데 아직도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권장하는 관공서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너무 불친절한 UI/UX에 화가 났다. 10년 전 인터넷 뱅킹을 하는 경험을 오랜만에 하며 인내심을 테스트받았다. 결국 1시간쯤 걸려 성공했다.

2024-03-05 회사 대출 신청

2024-05-02 예금 만기 예정

2024-05-10 입주 및 잔금 지급 예정

 

직접 부동산 계약을 해보는 것은 처음이라 떨렸는데, 친절한 중개인과 집주인을 만나서 무사히 계약을 완료할 수 있었다. 입주까지도 지금처럼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길 바라며.. 1차 결혼 준비 일기는 여기서 마무리한다. 이후에 해야 하는 것은 가구 & 가전 구매, 신혼여행 예약이다. 제발 지금처럼 큰 문제없이 착착 진행되기를!!

 

 

p들의 결혼 준비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