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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창고/☀️ 일상의 생각

9월의 생각 (new 강아지, 풋살대회 4등)

by 림뽀 2023.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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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몇 가지 변화가 생겼다.
 

1. 강아지

우리 집에 강아지가 생겼다. 올해 초 고양이 한 마리가 합류해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있는 상태에서 강아지가 추가되었다.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두 마리의 동물을 더 키울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인생은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재미있기도 하고. 

 

집에 도착하면 나를 반겨주는 동물이 세 마리나 된다. (사실 고양이 2번 쮸르는 별 관심 없긴 하지만... 먹을 걸 줄 때는 반기니까 관심이 있다고 치자.) 엄마는 집이 무슨 동물 농장 같다고 했다. 가끔 나도 그렇게 느낄 때가 있다. 동물들이 서로 다른 의지를 갖고 각자의 방향과 속도로 움직이니 정신이 없기도 하다. 

 


지금 강아지를 키우기 전에 연국이라는 강아지를 키웠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같이 있었고, 아마 2015부터 쭉 아팠을 것이다. 완벽히 건강했던 모습을 1년 정도밖에 볼 수 없었으니까. 지금은 할머니네 선산에 묻혀있다. 선산에 갈 때마다 그 안에 잘 있을까 생각한다. 아픈 강아지를 키우는 경험은 가족 모두에게 힘들었다. 나는 그동안 대학 생활과 대학원 생활을 서울에서 했는데, 집에 함께 있어야 했던 다른 가족은 더 힘들었을 것이다. 당시 내가 책임을 많이 지지 않았다는 생각은 죄책감을 느끼게 한다. 본가에 왔을 때만이라도 잘해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연국이가 하늘나라에 가기 전에 양양이가 우리 집에 왔다. 엄마는 양양이를 데리고 오는 것을 크게 반대했다. 강아지를 키우며 그렇게 힘들었는데 무슨 생각으로 동물을 데리고 오냐고. 그러나 나와 아빠의 의견이 일치해 양양이가 우리 집에 오게 되었다. 2020년 가을쯤이었다. 양양이가 우리 집에 온 지 1-2개월쯤 지난 후 연국이가 하늘나라에 갔다. 오래 아파서 하늘나라에 언제라도 갈 수 있다 생각했지만 막상 차갑게 굳은 모습을 보니 마음이 크게 요동쳤다. 심장이 쿵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처음 경험한 가까운 생명의 죽음이었다. 
 
양양이는 어릴 때 몸이 좋지 않았다. 엄마가 버린 아기 고양이어서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았다. 연국이가 많이 아팠기 때문에 양양이도 그렇게 아플까 봐 노심초사했다. 다행히 지금까지 큰 병 없이 잘 먹고 잘 싸는 돼지 고양이로 진화했다. 양양이 구조에 관한 이야기는 아래 유튜브 영상으로 요약했다.
 

 
강아지는 미니핀과 치와와가 섞였고 2-3kg 정도밖에 나가지 않으며 7살 여자 아이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짖지 않고 착하다. 연국이는 예민하고 가족 외 모든 생명을 혐오했는데 그에 비하면 천사라고 할 수 있다.

 

강아지를 고양이와 함께 키운다고 하면 다들 괜찮냐고 묻는다. 고양이들보다 훨씬 작아서 그런지 고양이들이 그렇게까지 경계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강아지가 달려드니까 고양이들이 털도 세우고 위협했는데, 이제 서로 관심이 없다. 알아서 길을 피해 준다. 서로의 경로를 방해하지 않고 소통도 하지 않는다. 고양이들끼리는 가끔 장난도 치는데 강아지는 안 껴준다. 아마 노는 방식이 달라서겠지. 그렇다고 외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별로 끼고 싶어 하지도 않으니까.

 

강아지를 키우는 것이 고양이를 키우는 것과 무엇이 가장 다르냐고 묻는다면 "산책 life"라고 하겠다. 대부분의 집 고양이는 산책을 가지 않는다. 반면 강아지에게 산책은 필수이다. 연국이를 키울 때는 잘 몰랐는데, 하루에 한 번 산책은 기본이고 2번 이상 산책해야 좋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같이 산책을 가고 있다. 지난주에는 같이 풋살을 하는 친구들과 합동 산책을 다녀왔다. 인간 4명과 강아지 3명의 합동 산책은 새롭고 재미난 경험이었다. 

 

2. 전국 풋살대회 4등

지난주 일요일(9/17)에 전국 단위 풋살 대회에 참가했다. 청주에서 열린 "직지배 풋살대회" 중 비선출 여성부에 참가했고 무려 4위를 달성했다. 우리는 예선 통과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잘하기도 했고 운이 좋기도 했다. 4강에 진출하니 2팀 정도는 절대 이길 수 없는 초강력 팀임을 느낄 수 있었고 예선에서 만났다면 멘탈이 온전치 못했을 것이다.

 

4강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

 

예선은 10분이고 본선은 15분으로 경기 시간이 짧았으므로 대부분의 팀이 키퍼가 공을 멀리 던져 상대 진영에 공을 보내는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평소 팀 내 연습이나 친선 경기 때는 빌드업을 했기 때문에 길게 던진 공을 받아 진행하는 경기가 익숙지 않았다. 아무래도 앞으로는 대회 준비를 위해 공중볼을 받는 연습을 더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선은 총 세 경기였고, 본선은 토너먼트로 16강, 8강, 4강, 3/4위전 총 4경기를 치렀다. 내 포지션은 right wing이었다.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두 골을 넣은 후 골을 넣지 못했다. 다행히 다른 팀원들이 잘해주어서 무사히 4강까지 올라갔다. 8강쯤부터는 체력의 한계를 느껴서 3/4위전은 경기를 뛸 힘이 별로 없었다. 1년 전에 비해 체력이 많이 좋아졌지만, 더 좋아질 필요를 느꼈다. 7-8분쯤 풀로 뛰면 더 뛰기 힘들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팀원들이 내가 나중에는 입술이 하얘져서 힘든 게 보여서 불쌍했다고 했다. (ㅋㅋ) 힘들긴 했다. 

 

4강 경기를 어벤저스라는 팀이랑 했는데, 유튜브에서 본 굉장히 잘하는 분들과 외국인 두 분이 있는 팀이었다. 외국인 한 분은 키가 180cm쯤 되어 보였다. 피지컬도 피지컬이지만, 실력이 대부분의 다른 팀보다 월등히 높아서 15분 내내 얻어맞고 6:0으로 경기가 끝났다. 이전 대회에서 만났던 오조라는 팀이랑 비슷한 느낌이었다. 두 팀이 붙으면 어느 팀이 이길까 궁금했다. 3/4위 전에서 만난 팀도 잘했으나 어벤저스만큼은 아니어서 조금은 아쉽게 1:0으로 졌다. 3위를 했으면 수상도 할 수 있고 좋았겠지만, 이미 4강에서 멘탈도 털리고 체력도 바닥이 나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4위를 한 게 어디인가 싶었다. 

 

킥시 화이팅!

 

우리가 4위를 할 수 있었던 건 나보다 훨씬 잘하는 언니들과 자기 역할을 최선을 다해 수행해 준 팀원들 덕분이었다. 또 부상 때문에 뛰지 못했거나 조금밖에 뛰지 못한 팀원들이 응원하고 챙겨준 덕이기도 했다. 나는 평소에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혼자 읽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나에게 더 자연스럽다. 축구를 처음 시작할 때 큰 용기를 냈고 그러길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팀원들과 친해졌기 때문에 축구가 더욱더 재미있어졌기 때문이다.

 

골을 넣고 신난 모습. 팀원들이 함께 기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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