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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창고/☀️ 일상의 생각

공부 잘하는 사람이 출세하는 세상은 공정한가

by 림뽀 2021.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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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귀동 "세습 중산층 사회" & 마이클 센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고

 

"금쪽같은 내 새끼"는 부모와 어린 자녀 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TV 프로그램이다. 금쪽같은 내 새끼는 아이보다는 부모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해결한다. 나의 눈길을 끌었던 회차는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공부"로 인해 틀어진 편이다.

 

출처: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어머니는 퇴근하자마자 아이가 숙제를 얼마나 했는지 확인한다. 공부가 하기 싫었다며 우는 아이를 감싸기는커녕 불성실한 태도를 비판한다. 마치 행동 하나하나를 감시하는 상사 같다. 공부가 뭐길래 자식을 이렇게까지 압박할까.

 

공부로 인한 불화는 이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정에서 벌어지는 일이기에 눈에 띄지 않지만 공부는 수많은 아이들의 마음이 병들고 하고 있다. 나도 학창 시절 공부로 나를 압박했던 부모님을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다.

 

중산층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한다

하지만 부모가 공부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중산층에 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공부이기 때문이다.

 

이전 세대와 달리 성공의 문이 좁다. 명문 대학을 들어가고 전문직이 되어야 현재의 생활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잘 살 수 있다. 정규직의 기회와 근속연수가 줄어드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전문직뿐으로 보인다.

 

부모가 상위 1%의 자산가라면 이야기가 다를까? 부자들은 자식이 공부하지 않아도 먹고살기에 충분한 돈을 물려줄 수 있다. 하지만 그들도 "능력주의의 휘장"을 두르고 싶어 한다. 부모를 잘 만나 부자가 된 게 아니라 실제로 능력이 있어 부자가 된 것으로 보이고 싶어 한다. 결국 중산층과 마찬가지로 자녀가 명문대와 전문직 코스를 밟길 원한다.

 

부자도 중산층도 모두 공부 경쟁에 뛰어든지 오래이다. 그리고 대학은 계층을 공고히 하는 수단이 되었다.

 

중산층이 세습된다

"세습 중산층 사회"의 저자는 기회의 평등을 외친다. 대한민국의 계층 간 사회 이동(Social mobility)이 꽉 막혔다는 것을 데이터를 통해 증명한다.

 

부모가 중산층이 아닌 청년들은 내가 살 집 한 채조차 마련하기 어렵다. 중산층도 세습이 되니 부자가 되진 못할 망정 중간만큼이라도 살기 힘들다. 계층이 양극화될수록 사다리 사이의 단이 넓어지는 것이다.

 

 

세습 중산층 사회

불평등 사회에 던지는 날카롭고 묵직한 화두“문제는 세대가 아니라 세습이다!”이철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천관율 「시사IN」 기자 강력 추천!2019년은 90년대생에 관한 사회 차원의 관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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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 중산층은 억울하다

세습 중산층의 생각은 이러하다.

 

"우리는 열심히 산 죄밖에 없다. 상위 1%의 자산가들이 가진 것이 훨씬 많다. 그런데 그들의 부는 쉬이 노출되지 않는다. 심지어 상위 1%는 소수만이 자신이 자수성가형 부자이다. 세습이 만연한 상위 1% 세상이 더 불공평한데 왜 모든 화살은 우리에게 돌아오는 걸까. 우리가 기회를 뺏었다고 생각하고 질투하는 게 아닐까."

 

그러니 억울하다. 본인들은 부의 불평등을 초래한 주요 원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세습 중산층은 아래를 보지 않는다. 그들의 눈은 상위 1%를 향한다. 자신이 노력해서 만든 중산층의 세계를 자식에게 물려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자녀는 더 잘 살길 바란다.

 

능력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는 공정한가

"세습 중산층 사회"의 저자가 말한 "누구에게나 평등한 기회가 있는 사회"를 만들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설령 그런 사회를 만들 수 있다 하더라도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까?

 

100% 능력으로만 성공 여부를 가르는 것은 공정해 보인다. 능력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 출생 계층에 따른 성공보다 공정하니까. 하지만 성공을 가름하는 평가 기준에 맞는 능력을 지닌 것도 운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고양이가 신과 같은 존재인 사회에서 산다고 해보자. 고양이를 잘 다루는 스킬이 있는 사람이 더 많은 봉급을 받는다. 고양이 털을 잘 깎는 손재주가 있거나 예민한 고양이를 잘 다루며 동물 공감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출세한다.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자. 우리 사회도 다를 바 없다. 현대인들의 니즈가 모이는 직업, 즐거움을 주는 직업이 훨씬 많은 보수를 받는다. 프로 골퍼들은 구멍에 공을 잘 넣는 운동 신경 덕분에 부자가 되고, 사교육에 혈안인 부모가 모인 동네에서 스타 강사들이 탄생한다.

 

그러니까 시대가 인정하는 재능을 타고 나는 것도 운일뿐이다.

 

사람들이 성공의 조건을 "개인의 노력"이 아닌 "운"에 더 초점을 맞춘다면, 성공한 사람들이 지금처럼 부를 독점하거나 남들을 거만하게 내려다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성공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며 사람들의 마음도 좁아진다. 기회를 쟁취한 사람은 성공한 삶을 통해 지금까지의 고생을 보상받고자 한다. 모든 성공을 본인의 덕으로 돌린다.

 

세습 중산층이 억울한 이유는 본인의 능력으로 그 자리까지 올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습 중산층 1세대인 386세대 대부분이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 하나 없이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그들이 부모 세대보다 훨씬 더 잘 살게 된 것은 본인의 노력 덕분이기도 하지만, 운이 좋기도 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고도성장에 올라타 성공 가도를 달렸다. 특히 중산층이 된 이들은 대부분 대학에 간 사람들이었고, 가난한 대한민국에서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운이다.

 

성공의 주요 요인이 운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 성공은 노력으로 얻을 수 있고, 실패는 노력하지 않아서 생긴 결과로 여긴다. 이러한 생각은 사회의 분열을 일으킨다. 심지어 실제로 그렇지 않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운이고,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운이고,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운이다. 성공한 사람은 재능의 우연성을 인정해야 한다. 건강한 사회는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회가 아니다. 구성원들이 건전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토론하고 협력하는 사회이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성공은 운이라는 생각을 항상 마음속에 새기고 살자.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10여 년 만의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 출간!샌델, 기울어진 사회구조 이면에 도사린 ‘능력주의의 덫’을 해체하다또 다시 ‘공정’이 화두다. 언론 미디어를 통해, 부유층과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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